자작 소설/도깨비 전

돗ᄀᆞ비 뎐

Phantoms 2024. 2. 17. 13:21

1. 아닌 밤중의 부엌칼

1/1 .  시작




정축년(1877년) 정월 중의 어느 인시...

“어매 추운 거...”

한 중년 남성이 희뿌연 한숨을 내쉬며 도축장 문을 연다.
평민 신분에도 백정일 농민 일을 도맡은 김 씨 어른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오늘 팔아야할 고깃덩이가 들어온다. 이어서 앞집 대장간 주인 양씨가 잘 갈린 부엌칼을 헝겊으로 꽁꽁 싸맨 체 가져온다. 

김 씨 어른이 추위에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웃으며 인사를 올렸다.
“추운데..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일단 들어와서 화롯불 좀 쬐시지요..?”

고기를 유통하는 나이도 어린 백정이 손사래를 급하게 치며 코를 훌쩍였다
“아유~ 괜찮아유~ 고깃덩이 배달일이 올해로 몇 년인데?? 이 정돈 거뜬해유..!!”

그 말에 대장간 양씨 왈
“이 녀석아, 그러다 고뿔 징 하게 걸리믄 본인만 손해 보는 거 몰러??”

그러자 마지못해 수긍하는 어린 백정...

그 후로 대화를 나누던 둘은 따스한 차를 대접 받으면서 몸을 녹이다가 묘시 정각 즈음에야 해어졌다.

오늘은 어인 일 인지 고기가 잘 팔린다..
방금 들어온 소 4마리와 돼지 3마리는 사시 정각 즈음에서부터 팔리기 시작한지 신시 정각이 돼야 모다 매진되었다.

“그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두 근을 사가는 손님께 인사를 한 후 서둘러 가게를 정리한 후 마지막 남은 고기 넉 근을 싸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김씨 어른은 인성 좋고 성품도 좋기로 소문난 평민이지만, 백정일로 도축업 및 정육업 으로 번 돈으로 26평 기와 한 채를 자택으로 마련이 가능했다.
노비에게도 존대를 하며 공경하고 사람대우를 해주는 성인의 마음씨인 독신인지라 부엌일만은 본인이 맡았다.

한겨울에도 호환(虎患)은 비정기적으로 일어난다.
호환을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해하며 빠른 뜀걸음으로 귀갓길을 서둘렀다. 

“오늘은 다 같이 고기 좀 먹어야겠구먼.. 허허 ”

무사히 무탈히 귀가를 마치고 속히 부엌으로 몸을 향했다.
문을 여는 순간 희뿌연 안개구름이 팡 하고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터지더니 그곳에는 
웬, 훤칠하여 거의 두 척은 가까이 되어 보이는 나체의 젊은 청년이 웅크려 뉜 채 있었다.
마침 노비 몇 명도 뒤따라가고 있던 터라 그들도 이 광경을 목격했다.
웅성이는 소리에 청년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청년의 전신은 식은땀에 젖어있었고 골반 까지 오는 긴 생머리였으며, 꽤 다부진 육체를 갖고 있었다.

“ 흐우으으...!! ”

청년은 몸을 움츠리며 사지를 떠는 채로 신음을 내쉬자
김씨는 정신을 가다듬곤 소리를 높였다.

“속히 모포나 덮을 것을 가져오시고!! 따뜻한 차도 내오세요!! ”

“ 예이!! ” 

이윽고 김씨 어른은 종놈 최 씨를 불러 바지저고릴 가져오게 했다. 

그날 밤, 집안사람들 모다 마당에 모여 고기를 구우며 종들이랑 소박한 잔치인 양 저녁 식사를 즐겼다.

마침 청년이 마당으로 나오자, 부엌에서 찬거리를 준비 중이던 종놈 최씨는 메밀묵과 탁주를 가져와서는 도깨비에게 건넸다. 청년이 도깨비라는 것을 이미 눈치 챘던 것이다.
최 씨는 이 사실을 김씨에게 알리자 김씨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 결단을 내렸다.

“두 달 정도만 보살펴 봅시다...허허허”


세월이 흘러 어느덧 2달이 되었다.
그 사이 도깨비는 말을 배우고 사람의 마음을 배웠다.

어느 정오였다.
도깨비가 있던 사랑 체로 가보니 녹이 조금 슨 부엌칼만이 놓여 있었다.

김씨는 칼을 싸들고 익산으로 갔다...
중턱에 다다를 무렵 산길의 갓길에 칼을 놓고는
“ 인제는, 혼자 잘 살아야 한다. 만나줘서 고마웠다...!! 종종은 내려와서 맘껏 놀다 가도 된단다. ”
마침 뒤따라오던 종놈 최씨, 막걸리 가득 담긴 사발과 메밀묵 고봉으로 한 대접을 놔두었다.

“인제 그만 갑시다..”

“네, 나리..”

둘은 하산한다....
칼에서부터 멀어진다.

열 보...
스무 보...
스무 넷보....
이윽고 사라지는 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 된다.









1/2 .  난장판




나라가 시끄럽다.
내가 이름도 모르는 이 야산에 방생을 당한지..
아마도 어림잡아 2년... 마을에는 요란스레 소문이 돈다..
‘주상이 아라사로 도망을 갔다,’
‘조선은 이제 망하나 보다’
‘왜놈의 기가 강해졌구나.’

고민거리 들어주는 거야 이 산에 첨 와서 부터는 이미 익숙하다..
호환이라고들 하는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동쪽에서 달이 보인다 하면 인간들은 삼삼오오 귀가하기 바쁘다.

오늘은 봄비가 내리는...
아니, 봄 의 스산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니까..
주막에 들러서 이야기나 들어볼까 한다.

인간들은 나 같은 존재들을 [돗ᄀᆞ비]라고들 부른다.
마침 양반들 넷이서 시세한탄을 주고받는다.

“주상께선 분명 큰 뜻이 있으시기에 아라사로 가신 것 인게지..?”

“그러길 바라야지... 왜놈의 터무니없는 행패로 중전마마를 잃은 국가의 치욕은 갚아야지...”

왜놈 이라..
남쪽 바다의 섬나라에서 온 인간들을 이곳 인간들은 왜놈 이라고 들 부른다.


 몇 주 전 즈음에 나와의 씨름에서 이긴 약초꾼 강씨가 주막으로 들어온다. 날 보고는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미소로 목례를 한다.
나도 웃으며 목례를 하고 차려놓은 메밀묵을 마저 먹는다.

“이보쇼들, 그거 아는가?? 내가 어젯 밤에 있던 일이라오!”

하나 둘 강씨 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내가 약초 캐다가 호미를 두고 하산을 했지 뭔가?? 거의 내려왔을 때 알아서 다행이다 싶어 왔던 길로 올라가는데 글쎄...” 

“올라가는디...?? 호환이라도 당할 뻔 한겨?”

“아유 좀 더 들어 보쇼... 돗ᄀᆞ빌 만났수다요!! ”

“허허, 이양반 보게나... 이사람아!! 세상에 돗ᄀᆞ비가 어디있다고..돗ᄀᆞ비 타령 인겐가??”
“아이고, 거 참... 진짜일셰오다!! 대뜸 앞길 막고는 씨름이나 하자는 거 아니겠쇼?? 그래서 응했지.....”

“산등선을 오르내리니까... 하체 힘 믿고 응했다고라~?? ”

“그릏고 말구~ 오른다리 걸면 안 넘어간다고 들 해서.. 그래서 왼다리 걸었더만 벼 꺾이듯 넘어가데?? 엎어진거 일으키고 보니깐 ‘지금 집에 가보시게..’이러곤 숲으로 사라지더군... ”

“소문에 의하면 돗ᄀᆞ비 들은 보통은 지 이기면 소원을 들어준다는데....? 뭐 받은건 읎고...??”

“받은거???....받은거라...받은.....아!!”

“으이?? 뭐라도 있는겨??”

“쌀 700석에 5억냥은 받은거 갔소만??”

“으미야~~ 계탔구먼~~~? 인제는 고생 안해도 돼겠어 강씨!! ”

“아~~따 강씨 횡재 씨게 받은겨??”

“허허, 이따 울 집으로들 오슈 내 맻석 나눠드리오리다!!”

쑥스럽다....
내가 무언가를 보답한 것을 꼭 그리 큰소리로들 떠들어야 하나??
좋으면 좋을 대로, 싫으면 싫은 대로, 나누어 가지며 살면 되는 것을... 

잠시 뒤 웬 관아 사람들이 들이닥치더니 강씨를 강제로 끌고 가는 것 아닌가??
호기심에 뒤늦게 따라가 보았다.
그렇게 많지도, 그렇게 적지도 않은 인파에 몸을 맡겨 멀찍이 강씨를 지켜보았다. 

“여덟 대요~~”

“아이고~~”

강씨의 통곡 섞인 비명이 관아의 창공을 흔들었다.
연신 엉덩짝을 맞던 강씨는 조금씩 창백해지더니 곡소리에 힘이 없어져 갔다. 난 그가 사망할 것을 눈치챘다.

.
.
어느덧, 15대를 맞고서는 강씨는 죽었다.
출혈이 극심해서다. 
장형을 내린 자를 보니 석 달 전에 평안서도 수령이었다가 한양서부로 전근을 온 수령 박남식이 였다.
난 ᄃᆞ짐 했다.
날 즐겁게 놀아주고 대화도 해준 이들의 행복을 앗아가는 이들은 용서하지 않으리라고...

그날 밤.
난 미리 종보 위로 숨어 부엌칼로 변신해 때를 기다렸다,
.
.
느껴진다, 그 녀석의 코고는 소리가...

난 몸을 움직여 놈의 앞으로 몸을 던졌다.
바닥에 닫기 전에 술을 풀고 홍두깨로 연신 뚜드렸다...

“아악!! 아고곡!! 으아악!! 웬 놈이더냐?? 내가 구군지 알.. 아아아악!!!”

놈을 실컷 두드린 나는 크게 호통을 쳤다.
“박남식이는 듣거라!! 네놈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많은 백성의 고혈을 빨아먹은 것을 인정하느냐??”

내가 한번 호통을 치면 돌풍이 몰아친다..
관아의 모든 창호문이 뚤리고 벽은 금이 갔다.

“아이고!! 아이고!! 돗ᄀᆞ비 셨군요!! 송구 합니다!! 이렇게 빌테니 제발!!! 살려 주십쇼!!! 제발!!! 아이고!!”

어째서 애원하는 것이지?? 나는 어째서인가 화가 뻗쳤다.

“사죄는 약초꾼 강씨의 유가족에게 하거라!! 그리고 네놈 단단히 착각하는 모양인데...? 네놈과 같은 것들의 잘잘못만 그르치지 죽이지는 않는다!!”

그 말만을 남기고는 난 관아에서 나와 산으로 돌아갔다.

추후에 소문으로 듣기로는 박남식이는 잠시 정신에 이상이 생겨 환각에 자해에 부엌칼로 난동을 부린 것으로 처리되었으며, 대차게 파직을 당해서 거의 정신 온전히 놓은 거리의 동냥 꾼이 되었다나 뭐라나..... 

후일담으로는,
그 날 이후로 마을로 내려 올 때면 한참은...
속담 같은 말로는 본인이 어이없고 황당한 일을 겪은 날이면 ‘아닌 밤중의 부엌칼’ 로 인간들의 입을 오갔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부터는 어감이 살벌하다는 이유로 나중에는 ‘아닌 밤중의 홍두께’ 로 바뀌었다고들 한다.






2. 도깨비 올 날씨

2/1 .  능텅감투




관아 홍두께 후로 약간의 세월이 흘렀다.

난 잠시 여흥을 즐기러 충청도 쪽으로 떠난 후로 몇 일 동안 계속은 지천이 시끄럽다... 포탄 소리에 총포 소리에...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농민들이 밤새 괴성을 지르며 날뛴다...
뭐, 흘러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머릿돌로 하는 동학이라는 사상을 가진 분노한 농민들이 자국에게 선전을 포고했다나 뭐라나.....

지천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분노만이 아닐까 싶다...
쌓인 것이 해결이 안 되면 언젠가는 꼭 역류하거나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생에 쌓인 화는 공과 사를 구별하여 풀어야 한다고들 하나... 뭐, 어디 그게 쉽기야 할까나..?

신분제라는 이 나라의 규율 땜에 공사 구분 없이 인내만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 나라의 농민들이 결국은 일어난 것이 아닐까?


난 잠시 소음을 피해 안식을 취하러 정선 쪽의 어느 동굴로 몇 밤을 걸어서 갔다.
동굴에 당도해서 동굴내부 깊숙히 들어가 보니, 그곳에는 나와 같은 존재 무리들이 거주 하고 있었다.

나보다도 연장자인 존재였다.

그곳의 돗ᄀᆞ비 들은 무언가를 어중간히 분주하게 만들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감투였다.

멀뚱히 구경만 하자, 그들 중 하나가 다정히 묻기를...

“자넨, 어디서 왔는고...?”

“익산서 왔습니다.”

“익산이라.... 도시 요괴구먼...? 어쩐 일로 여기에 온 거냐?”

“여흥거리를 찾으러...”

내가 말을 흐려서인가?? 갑자기 다들 웃는다...
그리고는 앉으라며 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먹을 것 까지 대접해 주었다.

그들이 자리한 공간의 좁은 한 편에는 뭐랄까...
마치 제삿밥용으로 뵈는 음식들로 가득했고 무엇보다 상하지도 않고 있었다...
그리고 술도 있었으며 갖은 찬거리도 많이 있었다.

난 그들의 대접을 받으면서도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상에는 나 말고도 다양한 요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배웠다. 

한창 대화를 나누다가 얼떨결에 아저씨 한분으로부터 각 만든 감투 하나를 선물로 받았다.
착용감은 안정적이요, 촉감은 꾀나 보드라운데다 윤이 흘렀다.

그들의 설명에 의하면 감투하나만 떡 하니 쓰고 있으면 굳이 밤이 찾아 올 때 꺼정은 물건으로 변해서 죽치고 있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아저씨들 말로는 인간들은 이를 [능텅이 감투] 혹은 [능텅감투]라 불린다고 한다.

능텅감투라...
뭔가 엄청 편리해 보이는 물건이다.

그렇게 3일은 동굴에서 놀았다.
적당히 놀고 나서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고향 같은 익산으로 나는 몸을 향했다.

그렇게 감투를 쓴 채로 체감으로 한 몇 년은 조선 팔도를 누비었다..
아니, 팔도를 일주 한 게 맞다 고 본다.
다양한 사람들과 놀아주고 다양한 사람을 그르치고..
그러는 데에 난 정신이 팔려있던 탓일까...
난 미처 알지 못했다. 나라는 점점 파국에 치닫고 있다는 것을...

몇 번 일주를 하고서 익산에 온 나는 저잣거리로 발을 움직였다..
난 놀랐다..
내 키를 넘는 굵은 솟대가 일정 간격을 두고 거리에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은 왠지 모르게 따끔거리는 검은 새끼줄이 여러 가닥으로 그 솟대에 연결이 되 있었다. 또, 신기한 것은 외세 인간들의 얼굴이 보였던 것이다. 환하게 희고 흰 피부하며 푸르거나 청동 빛의 눈에 금발머릿결... 혹은 황토 빛 머릿결..
순간 다른 세상인줄 알았다.
보통......
이런 것을 요지경이라 하던가?

 

 


 


2/2 .  김서방




오래간만에 비가 내린다.
무더운 미(未)월에 장마철이다.

비를 맞으며 이곳저곳을 감투를 쓴 체 저잣거리를 누볐다.
장난도 쳐보고 놀음판에도 구경...비가 대차게 오는데 놀음은 무슨 얼어 죽을 놀음..!!

한양 곳곳을 누비다...난 안 가보던 주막에 갔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주막도 서역 식으로 꾸며져 있었다. 장마철에 웃통을 까고 패랭이를 쓴데다 덩치가 산만한 장발 털북숭이가 웃는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오니 주인장 여인은 잠시 기겁하다가 메밀묵을 고봉으로 크게 한 ᄉᆞ발을 내어주셨다... 그러곤 나지막하게 궁시렁 거리길...

“김서방 올 날씨라더니 진짜로 온겨...??”

천막이 쳐져있는 주막인지라, 비 맞으며 묵 먹을 일은 없었다.

때마침 웬 남성이 돌아온다. 놀음에서 크게 잃고 온 거 같은 몰골을 하고 있기에 여인께 조심스레 묻자 주인장 여인의 ‘남편‘이란다.
묵을 마저 먹으며 좀 더 사연을 들어보니, 이들은 중급 양반 가문이었다가 나라가 몰락함과 동시에 본인들의 지위도 무너져 내려갔다는 거다. 덧붙여서 그 타락에는 공명첩이란 물건과 을사늑약 사건들 등등 여러 일들이 겹쳐진 체 들이 닥친 일들이 한몫을 했다는 거다. 그 이유에는 청일전쟁의 주도국인 ‘일본제국’이 원인이란다...


이야기를 들어주며 묵을 다 먹은 나는 200냥을 선물삼아 준 후 주막을 벗어났다.
속히 감투를 쓰고 혹시나 하는 맘에 근처 궁으로 빠른 걸음으로 갔지만..
궁은 내가 보았던 거랑 달라있었다.
곳곳마다 대문짝 만 한 깃발이 달려있었으며 깃의 중앙엔 붉은 태양이 그려져 있었다...

난 충격을 크게 먹었다....
난 두려웠다.
내가 맞이할 미래는 방금 전까지 안정적이고 일상적이지 못할지도 모르는 불안감이 등짝을 감쌌다.

난 도망갔다..
정신없이 도망갔다.....
몇 리 정도 도망쳤을까? 눈앞에는 웬 서역풍 신당이 보였다. 
난 멈추려고 달리기를 늦추려고 했다..
그러다가 주체 못하고 한 외국인과 부닥쳤다. 아니 어쩌면 그자가 내 다리에 차인 것일 수 도....
놀랐던 난 감투를 벗었고,
엎어졌던 외국인은 일어나서 날 바라보고는 인자하게 웃으며 물었다.

“Est-ce que ça va? N'es-tu pas blessé ?”
(괜찮으신가요? 다친데는 없으시죠?)

요란한 말을 하는 그 외국인은 복장부터 특이했다.
짙고 검은 소복 차림 같은 그 요상한 복장은 참으로 독특했다.
나이도 중후해 보였으며 무엇인가 웅장한 기류가 뿜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자는 손짓하며 날 신당으로 데려갔다.
식사를 대접받을 때 구운 고기가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식사 방법까지 배우면서 고기를 먹으려 할 때 난 쓰러졌다.
분명 빨갛고 흐르는 무언가가 고기에서 나왔는데....
그게 뭐였는가는 상상하기도 싫고 또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렇게 소름이 돋을 정도로 께름칙하고 거부감이 드는 액체는 처음 이었으니...
두 번 다신 보고 싶지도 않다.

눈을 떠보니 방이었다. 난 장난거리가 떠올랐다.
본래 태초부터 난 부엌칼이었으니 부엌칼로 변하여 바닥에 그 서역인이 올 때 꺼정은 얌전히 기다렸다.
기다리다, 밤을 샌 다음날 정오 즈음이 되자 그 서역인이 왔다. 

방에 들어오면 난데없는 낡은 부엌칼만 덩그러니 놓여 있겠지.....
나에게 다가와서는 날 집어 들려고 손을 뻗는게 느껴진다.

하나,

둘,

셋,

허잇챠~!!

안개를 내뿜으며 쪼그려 앉은 모습으로 난 정체를 드러냈다.
서역인은 나자빠지곤 알 수 없는 말로 꽥~꽥~ 외치더니 주머니에서 물이 담긴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내어 내 얼굴에 그 물을 뿌렸다. 피부에서 약간의 청량감이 느껴졌지만, 별 치명타는 느껴지지 않았다. 
난 어안이 벙벙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서역인도 놀랐는지 엉거주춤 일어서며 사과를 하는 듯해 보이는 모양새를 연신 보인다.

그렇게 시간이 좀 흐르고,
난 서역인의 배웅을 등에 지고서 신당 밖으로 나왔다...
비는 잠시 그쳐있는 모양이다....
때문에, 하늘은 흐리다...

잠시나마 지그시 그치는 비라 빗방울이 약간은 내린다.

“ 거 돗ᄀᆞ비 올 날씨 구려~ ? ”

세상은 갈수록 시끄럽다.
간만에 막걸리라도 먹을까? 

가면서 주막에나 잠시 들러 막걸리와 묵사발을 대접받았다. 한창을 먹던 중에 문득 떠오른 한 가지.... 
내가 세상에 처음 나온 그 날, 날 거두어 볼살펴 준 그 사람...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졌다.

한참을 걸어서 그 사람 집을 찾아갔다.
문짝 앞에 다가서서 난 그를 크게 불렀다..

“김서방~~ 안에 있는가~~??”
허나, 대답은 없다.
수소문을 해서 행방을 들어보니 그자는 이미 노환으로 인한 지병으로 세상을 떴다 한다.

가슴이 먹먹하다....정말이지,
사람팔자와 사주는 정말이지 어떻게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거대한 강줄기와 같다.

나의 새로운 ‘김서방’은 어디에서 만나게 될지...




어째, 갈수록 내 주변은 전부 바뀌거나 죽는 이가 많아지는듯하다...

 




3. 내선일체(內鮮一體)

3/1 .  도깨비장난 같은 도깨비 살림




나라가 바뀌었다...
조선에서 대한제국이란다,
왜놈들이 이 나라의 궁궐에 자기들 국기를 게양 한지 수년 째 인데... 이제 와서 국명을 바꾼들 뭣하랴..?
하다못해 세월이 갈수록 길거리에선 더벅머리 사내인간이 많아진다. 
이상한 말들을 하는 이들과 이상한 탈것들도 늘어난다.
또 거리의 집들은 높아지고 ‘창문’이라는 것도 더 많아지니 마치 벌집과 같아보였다만, 그곳에선 요란스레 말하는 인간들이 살고 있었고... 거리도 그들과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군인 같은 것이 거릴 배회하였다.

길 가던 더벅머리 행인이 신음을 내쉬었다.
“당최 이게 무슨 도깨비장난이더냐..?”



맞은편 걸어오던 죽상을 한 양반도 더벅머리를 한 채 깊은 한숨을 땅이 꺼져라 쉬어대며 죽상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이 대낮에 주상께옵서  돗ᄀᆞ비에 홀리시었나...??? 어찌 이런 천부당만부당한 일이 있는가?”

그의 얼굴을 보곤 알 수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감투를 벗고선 그를 불러 세웠다.
그도 단번에 날 알아봐주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느닷없이 날 어디론가 로 끌고 간다..
끌려가듯 질질 따라가 보니 옛 것, 옛 모습, 모든 것이 옛날 그대로인 주막이 있었다.. 잊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 내가 먹을 것을 주던 그 밤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 자그맣던 꼬마아이는 순 간장양념을 곁들인 메밀묵 두 사발을 주문하고 한 무더기로 합쳐서 모두 나에게 주며 눈물 고인 미소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때부터 그동안 정말로 감사 했습니다요, 이렇게라도 은혜를 갚습니다.”

아,
몇 년 전 이었던가...?
초가집이 무너질 듯 흉물스레 낡아있을 정도로 빈곤한 탓일지 몸이 심히 야위었지만 마음이 여리고 심성이 드넓고 인품이 높은데다 글에 대한 지식도 뛰어나던 나이 어린 소년이었던 그 아이가 이렇게 중년이 되어 나에게 보은을 하다니....
실로 놀라웠다.

이야길 나누며 알게 된 바론,
그는 시험을 보는 족족 승승장구 했으며 선심을 밥 먹듯 베풀면서 살다가 지금은 예조판서란다......

나도 그런 이야길 듣자니 그때 그 아이가 건강히 잘만 자라줘 나야말로 진심으로 고맙기 따름이었다.

그가 나라꼴이 돗ᄀᆞ비 헝겊 막대기 같냐 며 이 한마디를 한숨 내쉬듯이 내게 묻자 난 말없이 동감한다는 얼굴만 띈 채 연신 술만 마셨다.

한참을 마시다가...
그가 물었다
“술기운 땜에 그러시는가... 원래 이렇게 붉으셨던가요??”

“으응? 그러니까 나도 그게 궁금하단 말이지....? 가면 갈수록 피칠갑 마냥 뻘게진단 말이지.. 또 이상한건 어떨 땐 마빡이 혼이 빠지게 가려운 적도 있고 말이야...”

이때 양장차림의 중년 남성이 주막에 오더니 왜어 로 국밥을 주문하더니 음식이 나올 때 까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이야기가 절정에 다다르자 유난히 거슬리면서도 사지가 욱신거리는 단어가 연속적으로 들려왔다...

[お―にぃ(오니)]

이상하게시리 그 단어가 불쾌 할 정도로 귀에 거슬렸다.

하늘이 어둑해져서야 이야기가 끝나고 난 예조판서에게 방금 전의 이야기꾼 정체를 물었다.

“아, 저 인간 몇 달 전에 공명첩으로 종에서 바로 양반된 동주 최 씨 의 장손 이라고들 하네요... 양반이 되었다 해도 급은 여전히 아랫것들이지만, 세상에는 별의 별일들이 많나보네요... 이야기 지어내는 걸로 해서 몇 천 냥... 아니 몇 백 앤씩 벌면서 부를 쌓는다는군요..게다가 할아버지는 그나마 예는 갖추고서 자기 처지 파악은 잘하고는 있는 모양인데, 그의 아들과 그의 손자 란 녀석은 조정과 나라의 신뢰에 등을 보이는 짓거릴 펼치고 있으니.....”

종놈 동주 최씨 라........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나에게 묵사발과 술을 주었던 그 인간, 근데 그러하던 선대는 예의 와 충심은 올바른 행동거지더라도.. 후손 놈들 이란 녀석은 뼛속 까지 글러먹다니....
삼대가 가문을 통으로 말아먹는다는 표현이 필히 이를 보고 하는 소리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다다음주 즈음에 다시 예조판서를 만나서 또 얻어먹었다.
얻어먹고 인간이 먹는 음식도 먹어보았다.
국수라는 것을 먹어보았는데, 처음에는 더북해질 거 같은 맛 일줄 알았으나, 의외로 맛이 좋고 담백하며 깊은 맛이었다.

한참을 놀다 나의 오장육부가 뒤틀릴 거 같은 단어 [お―にぃ(오니)]에대해 묻자, 오는 답이 가히 충격이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오니란 것은 왜 나라의 요괴로서 악심선심 구분 없이 인간은 닥치는 대로 잡아들여 때려죽여서까지 벌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무자비하게 식인을 벌이기도 할 만큼 잔혹하고 행동거지가 몹시 흉폭 하다고 한다. 용모는 거의 나체이며 피 칠갑을 한 것인 양 새빨갛기도 하고 어떤 건 새파랗게 창백한 것도 있다하며 마빡에 황소의 뿔이 자라있는 모습이며 짐승의 가죽대기로 중요부위만 가린 정도라 하며 날카로운 징이 박힌 쇠몽댕이를 소지한다한다. 덧 붙여서
왜 나라의 정치의 앞날의 정보마저 짧게나마 들을 수 있었다.
“으휴, 제가 들은 바에 의 하면은 말이죠, 우리 대한제국과 왜 나라인 일본이 본디 한마음 하나의 핏줄이란 의미로 내선일체론(內鮮一體論)을 내세울 거 같습니다...”

그렇다면 내 몸이 갈수록 붉어지고 우락부락 해지고 마빡이 환장 할 정도로 간지러운 것이 그 정말로 그 이론 때문이었던가?
난 혼란스러웠다. 그럼 최산본 그놈이 하던 것은 이미 그것이 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가...?

아... 그래서 환술이 되질 않았던 이유가 있던 거구나...



3/2 .  viva la vida



세월이 많이도 흘러갔다...
나라에는 곡소리가 천지에서 울린다...
분노와 설움의 곡소리가 천지에서 울린다...

민초의 눈물길을 밟으며 누구의 호위 없이 성문에서 나오는 저 백발노인의 시신은 애써 웃어 보이기라도 하며 걱정 말라며 난 괜찮다며 연신 손짓만 할뿐인듯 보였다.
늙은 황제는 눈물의 강이 흐르는 이 와중에도 끝까지 체통과 품위를 지키며 홀로 저잣거리로 스며갔다.

난 왜인지 모르게 내 붉은 두 주먹이 부르르 떨려왔다. 이윽고 가슴이 아파왔다.

하지만 나서고 싶어도 차마 나설 수가 없었다.

이 나라는 점차 왜 나라의 것이 되었고, 사람들도 이름이 열 명씩...스무 명씩...스무 넷 명씩 왜 나라사람들 과 똑같이 바뀌어갔다.. 

주막이란 주막은 사라지고 높은 건물들이 들어선다...
남산에는 신궁이라 하여 신들을 뫼시는 궁을 짓는다며 벌목이 하루라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기억해보니
그곳에는 다른 돗ᄀᆞ비들도 있었으나... 왜 나라 사람이 들어오고서 부터는 그들에 대한 소식이 완전히 두절 되었다.

황제가 쫓겨나고서 세월이 지나고
궁궐에 3중의 2할 은 성문을 앞에 두고서 모두 허물어지고
새로운 건물이 솟아오른다.
소문을 듣자하니 그 건물의 명칭은 조선총독부란다.

또,  한양의 곳곳이 복합적으로 바뀌면서  성벽이고 성문이고 전부 작살이 났다.

늙은 황제가 쫓겨나고 젊은 황제가 용상이라는 의자에 앉혀졌지만... 나약하기 그지없는 건 변함이 없었다.

한양 서대문 부근에서는 으리으리한 자태의 옥(獄)도 새워져서 거의 형태를 갖추어지고 있었다.

나라는 점점 이상해져가고 한양도 이젠 더는 한양이 아니다... [ 京 城 (케죠 : 경성) ] 라고들 부르고 있으며 산길에는 왜군이 골 천 번, 골 만 번은 수시로 드나들기에 맘 편히 있을 수가 없다.

한번은 작정하고 날 잡아서 산군나리들에게 하소연 한바탕 했더니만, 오히려 본인들이 그 후려먹을 왜군 놈들에게 쫓기는 신세라고 역으로 하소연들 하시기에 걍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
이 땅의 모든 기는...
 왜놈의 기에 거센 속도로 빨려들어 닥치는 대로 씹어 먹혀들고 있었다.

애초 탐관오리 로 민초의 피를 쭈욱 쭈욱 빨던 이들은 점점 왜놈의 이름을 쓰는 것과 왜놈의 문화를 애계(愛界)하는 것이 마치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인양 정신 사납게 연신 자만을 하고 다님과 동시에 왜나라 의 황제란 놈과 그 수하 놈들 에게 자나 깨나 굽신 거리기 바빠 보였다.

조선은 끌어내려진다.
아니,
조선은...
대한제국은 끌어내려졌다.



이마에 황소 뿔이 자라고...
송곳니는 빠른 속도로 뾰족하고 길어졌다.
턱이 아팠다.

이렇게 타락 될 바에는 자멸 하는 게 차라리 났다고 그리 여겼다.

나에게 일어나는 이 모든 일들은 다 그 종놈 최가의 후려먹을 장손 놈 때문이다...

난 한동안은 엄격하고 매서운대다 용하다는 무당을 한참을 찾아다녔다.
찾는데 아마 10년...
아니, 20여년 은 넘게 걸린 듯하다.

조선신궁에서 자멸할 계획이다.





3/3.  조선신궁



자멸을 계획 한 후 로 그 사이 세월이 흐를 만큼 흘렀다...
얼마 전 군산의 어느 당집에서 짐승의 피가 담긴 호리병 하나를 받았다.
 빠른 시일 내로 경성으로 돌아가기 위해 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모든 것들을 총동원하여 산맥을 타고 달렸다. 

그사이 많은 일이 있었다.
대한제국인 한명이 군중의 무리 속에서 공개적으로 왜군의 수장을 총살을 한 후 만세를 삼창했다는 소식들과....

진월(辰月) 초일에 이 땅의 팔도에서 만인의 대한제국인 들이 두 팔 걷어붙이고 만세행렬을 만들었다던 소식들 등등....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은 내 모습은 이미 오니의 모습이었고 두 번 다시는 칼로 변할 수조차 없었다. 환술도 듣지 않았다.
이젠 나는 오니이며... 더 이상의 돗ᄀᆞ비가 아니게 됐다는 이 현실을 마냥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산맥을 따라 달리며 심마니들의 말을 듣자하니 경성의 신궁이 완공 되었다 한다. 


밤새 달렸다....
최소 1달은 좀 달렸던거 같다...

고향집인 낙산에 당도 직후 남산을 바라보았다.
완공 기념식인 듯 모다 왜놈들과 그 추종자들이 몰려 연신 기도들 하기 에 바빠 보였다.
쩔렁 하고 금빛 종이 청량히 울릴 때마다 모다 일제히 손뼉 두 번을 치고는 허리 푹 숙여 기도를 올렸다.

이건... 필히 제사다...
왜놈이 뫼시는 뉘신지 모를 신들께 올리는..
내가 두 눈으로 보고 있는 저 행위는 필히 제사임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좀 조용해질 때 즈음... 날 잡고 필히 자멸하리라 마음 굳게 먹고 날 잡힐 때 까지 마지막을 즐기자....


산속은 저잣거리와 완전히 단절 돼있다.
산군님 나리들도 소식이 급격히 뚱해진다..
이별이란 건, 정말이지 서운한 일이다...

난 예전에 늘 하던 대로 등산길 풀숲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젠 놀라는 대상이 조선인이 아닌, 왜놈들 어중간하게 비스무리 한 것 만 많이 얻어걸린다...

오니카미 오니카미 거리며 꽥 꽥 꽥 소리만 지르다 소지품 하나씩 정도 놓고는 허우적허우적 도망치기 바쁜 본새를 보니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었다.

하다 보니 이젠 이것도 부질이 없는 짓거리 같이 느껴졌다. 

어느샌가 옥도 완공 되었다...
그곳에는 조선인들의 절규와 피 냄새가 하루라도 끊이질 않는다.
듣고만 있기에는 너무나도 가슴이 미어져 나도 결국은 소리없이 통곡만 하며 낙산으로 갔다.

애써 눈물만 훔치며 그저 조용히 돌아가는 붉은 오니의 모습은 감투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나 말고 모다 같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한만 맺히는 나날을 뒤로 하고 신궁에 들어갔다.
계단을 오르던 중 잠시 내 몸을 확인해보니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마침 왜놈의 고위급 신분으로 보이는 인간 무리가 오는 소리가 들려온다.

“ 朝鮮人だつはきっとわれら大日本帝國のもんになるはづたろ...!! ”
(조선인들은 분명 우리 대일본제국의 것이 될것임세!!)

“ ハハハハハ、 はぃ はぃ!! そゆぅべきです!! 總督さまのおかげで、朝鮮人だちの文化はきっと、すぐにきえっちまう しくめてありさためですからさ!! じゃんと、よろしくたのんてごぜいやす。  ”
(하하하핳!! 암요 암요!! 지당하구말고요!! 총독님 덕분에 조선의 문화는 곳 얼마못가 사라질 운명이며 숙명이니까요!! 자알 부탁 드리옵니다요!!)


“ あぁ―そぅいえば―きみ。。。かぁんぜんに、わが大日本帝國人になっちゃったよぅな?? ”
(음... 그러고 보니, 자네.. 완전히 우리 대일본제국인이 다 되버렸구만 그래..?)


뭐라는 건지 통 알아들을 수 없지만 필히 나라를 온전히 잡아먹기 위한 작당모의 임이 틀림없다!!
천하의 신령님의 벌을 달게 받아도 모자랄 것들!!

허나, 나에겐 뭐 어찌할 힘은 없다.

아, 참으로 서럽고 어두운 하늘 아래로다!!

 


 


4. 서글픈 달님은 100년이 가도 울음을 그칠 줄 모르옵고...

4/1 .  아닌 밤중에 녹슨 칼




시간은 흘러가서 늦가을 장마가 내리어
차디찬 밤공기 무거운 야밤...

우사 나리께서 안개비를 뿌리시는 밤중에
난 감투를 벗어던지고 가파른 계단을 천천히 오르고 있었다.

종소리가 울린다,
이 오밤중에도...  기도하는이가 있는 건가....?
 
경 읊는 소리가 울린다,
정말로 근심이 많은 이가 있기라도 한 건가...?
자세히 들어보니...
만조해상경이다, 한 많은 조상신들을 달래고 어르기 위해 만든 경소리라는 걸 내 어디서 들은 바 있다.

왜놈의 신궁에서 만조해상경이라...
기이했다....
난 걸음을 재촉했다...계단의 한가운데 엔 늙은 무인(巫人)만 덩그러니 서있었다...
맹인인데도 두 눈을 뜨고 있어서 좀 놀랐으나 나의 존재를 알아채질 못하는 거 같아 마저 갈 길을 재촉했다.

“ 정말로 자멸을 하시는 겝니까? ”

“ 너... 뭐야...? 그보단 꽤 용하구먼.... ”

“ 속임수를 당하셨구먼... 그 병에 있는 것... 수혈(獸血) 이 아니오라 오미자 청입니다... ”

“ 뭐라...?? ”
병 내용물을 마셔보니 시큼했다.. 붉은 것을 보니 오미자청이 맞다...

“ 진심으로 멸하시길 원하니 저도 어찌할 도리는 없사오나... 한 가지 알려드리지요... ”

“ ? ”

말을 들어보니 난 혼이 생겼다고 한다...
피를 마시면 필히 불길에 휩싸여 소멸 될거라고...

난 아랑곳 않고 그 무인이 건네어준 병을 받고 남은 계단을 올랐다.

한참을 오르다 겨우 당도 했다.
내가 털썩하고 바닥에 주저앉자 우사 나리께옵서 도우시는지, 억셌던 비는 잔잔해졌다.

잠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는 내려도 별하늘은 기려했다.

잠깐 정적이 흐르다가
잠시 뒤에 어기적거리며 무인이 뒤따라 올라오는 모습을 보았다.

“ 아니 왜 따라 들어오는 게야...? ”

“ 한번만 여쭈어 뵈도 되겠습니까? ”

“ 말하라..인간... ”

“ 어찌 가시려는 것인지.... ”

이에 난 모든 이야기를 털었다.
좀 사는 집안의 부엌에서 태어나 몇 달 못가 방생을 당한 것 부터 지금에 이르기 까지 동이 트고 날이 밝아오는 것이 보일 정도로 오랜시간 이야길 나누었다.

이에 무인은 웃어 보이며 말하길
“ 당신은 필히 성인군자상의 인간으로 태어날 사주입니다..!! ”

그말을 듣고
“ 허.. 그거 듣던 중 진심으로 위로되는 소리구먼 그려!!! ”
라고 소리 높혀 답을 했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닭이 일출광(日出光)이 나와 무인 서로를 비추고서야 난 병을 열고 미소 지으며 나지막히 중얼 거렸다.

“김 서방이 없어서 서운하구먼...”

다시 일어나 배전 내부 중앙에 털썩 앉았다.

날 처음 거두었던 김서방... 난 너에게 감사하고 있었어...
헌데 어째서인가, 이 마음이 네게 닫질 않는거 같아...

“ 참으로 고마웠소이다!!! ”

난 무인으로부터 받은 것을 마시려다 잠시 무인의 이름을 묻자,옥황신령대군 이라한다.

“다음 생에 봄세..”

난 이 말을 끝으로 병에 있는 것을 모다 삼켰다.

내 몸이 뜨거워지는 것이 느꼈다.
시간이 지나자 차차 검은 연기가 입을 통해 뿜어지더니 온몸이 숯처럼 갈라져서 바스러지더니 팔 과 다리 등 불똥이 되어 바람에 실려 갔다.

온전히 소멸되어 시아가 어두워지는
그 순간에야 알아 첸 것은... 
장마철이 겨우 끝난 것 과 쇠붙이가 떨어지는 소리였다.

그리고 흐릿하게 무인의 농담조 한마디도 들렸다...

“ 아닌 밤중에 녹슨 칼이더냐...? ”



인간이여.... 모진 시대와 거친 세월이었으나
즐겁고 고마웠다...다음생에 보자

인간이여....

 


 


4/2 .  도깨비 언덕




신궁에서 녹이 심하게 슨 부엌칼이 발견 된 후로
참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그 세월동안...
세상이 전쟁으로 시끄럽고 피비린내 나던 그 모든 매일 밤 자정 때에는 남산신궁에서는 남자의 곡소리가 한동안 멈추질 않았다...
어찌나 서럽고 원통하게 울던지... 경성의 사람들 절반은 잠들지 못하였다.

그뿐인가?
대한이 해방되어 만인이 만세를 부른 경사스런 날 밤에도...

대한의 땅에 선이 그어져 남북으로 나뉘던 해에도...

남부 와 북부 의 사상전쟁 속에서 남부 사람들이 UN과 손을 잡고 수도를 탈환 하던 날에도...

한동안은 이름 모를 남자의 곡소리가 멈출 줄 몰랐다...
조선총독부가 철거 되는 해에야 겨우 겨우 그 한 많고 설움 가득한 곡소리가 멈추었다...

그 동안 항상 울리던 곳은 항상 신궁 터였으며, 낮에는 조용하다 어둑할 때 즈음이면 곡소리로 경성이 시끄러웠다.

사람들은 한동안 곡소리가 퍼지던 그곳을 도깨비 언덕 이라고 부른다던가..
어떤 때에는 그곳에 올랐다가 뿔 달린 새빨간 헛것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한창 유행인 듯 나돌았었으나...

결국...
얼마 못가 미신일 뿐이라며 스러졌다.
그 뒤로는  문화 복원이 아닌 경제를 살리는 데에 정신 팔렸기에 그 누구도 민간설화에 눈독하나 들이지 않다가 서서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도깨비에 손길이 닿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오니에 가까운 모습뿐이었으며 청산되기에는 한참 멀게 느껴질 만큼 뿔 달리고 가죽 걸친 몰골의 것들만 널려있으니 실로  가관이었다. 

세월이 변하자
도깨비 언덕이라 불리던...
곡소리가 끊이질 않던 신궁 터에
여러 변화가 적용되긴 했었다.
‘아닌 밤중에 홍두께’ 라는 표현도 점차 사라져 갔다.
도깨비와 관련된 속담 이라 던지 그런 것들은 역사의 먼지에 묻혀만 갔다.

울다 지친 것은 일제로 인한 우리 민족의 상처 뿐만이 아니라...
돗ᄀᆞ비일수도 있다.



어쩌면 인간들 놀려먹기만 하는 걸 즐기던 돗ᄀᆞ비들의 정신과 그 이념이 조선 시대로 넘어가면서 누군가를 위하는 다정하고 상냥하되 누구보다도 인간적인 그런 성향으로 진화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모든 일련의 과정 중에 녹슨 부엌도 날 하나가 발견되었지만...
아무도 대수로이 여기질 않았다.

그 후로도 특별한 변화 없이 시간만 흐르다
어느 세인가 도깨비에 눈독이 많이 들여진다.
시작은 
2012년 한 여인이 시나리오를 쓰면서 부터다...
외로우며 찬란하면서도 인간적인 요괴와 신들이 인간들의 세계에 머물다 가는 이야기의 시나리오를 쓴다.

시간이 너무나도 많이 흘렀다..,
허나 아무도 제대로 기억조차 하지 않았다.

그 여인이 시나리오를 쓰고 그 시나리오 데로 한편의 서글픈 로멘스 드라마가 방영될 때 까지는 말이다.

도깨비 언덕에 도채비 꽃이 피었다.
그리움이 사무치는 향이 바람타고 경성... 아니 서울을 덮는다,

한창은 그런 듯 해 보였다.
하지만 한국역사학자들 과 한국민속학 교수들이 벌때로 몰려 서로 머리를 맞대는 식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다양한 설화가 우수수 발굴되어 나왔으나, 시민들은 흥미 따윈 일절 없었다. 

판타지는 판타지라 생각들 한지 오래니까.

다들 이미
 “뭐, 신기하긴 하네... 근데 그게 진짜 겠어?”
 라는 식의 마인드를 단체로 품고 살기에.....







 ※번외※

1.[대일본군 어느 장교의 일기]




다이쇼 원년(1912년) 8월 

메이지-천제폐하(明治-天帝陛下)께옵서 몸을 가리신지 어연 한 달이 지났지만... 새로운 천제폐하(大正-天帝陛下)의 즉위 축하 연설 일정을 위해 조선의 경성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해군도 통솔하던 경험이 있었지만, 뱃멀미가 원체 심하여 해군을 관두는 대신 육군과 공군 통솔을 도맡았다.

최근 괴이 현상이 조선신궁 인근에서 발생한다는 신고가 내 앞으로 접수되었다.
전쟁 통에 국제가 시끄러워 아무리 정신이 없다고는 해도 괴이현상 하나 땜에 난리를 피우면 쓰나...

몇 주를 군함에서 허비하다가 부산항에 도착하여 속히 경성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한 4~5일을 달리다  경성역에 겨우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조선 신궁으로 곧장 달려가 참배를 드린 후 총독부로 가는 인력거를 잡아 속히 향했다. 

조선 대 총독께 경례를 올리고 나의 일정을 보고 했다.
이후로는 사적인 대화를 다섯 시간 가량 나누다 해어지고 카페에서 커피한잔을 마시다 일정 장소로 발걸음을 재촉 했다.
일정 장소는 총독부 앞 길목에 마련 돼 있었다.
일정을 소화 하고나니 늦은 저녁때이다 난 신궁에 재차 방문해서 기도를 올렸다.

한참을 기도를 올리다 어딘가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남자의 흐느낌도 들리기에 난 두려움을 느끼고 속히 신궁에서 도망쳤다.
계단을 내려가다 날라 온 무언가에 머리를 맞고 그대로 굴렀다.

난 그 후로 몇 달 간을 앓아 누었다.
난, 아직도 내가 무엇에 맞았는지 모르고 있다.
분명...어렴풋이 떠오르는 바로는 각목 같았는데...

 

 


 [ “ 明治-天帝陛下が身を隠していらっしゃるのが ~ ”]


   일본에서는 최고의 신분에 있는 천황이 죽었을 때 이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숨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데. 천황은 신이기 때문에 죽지 않고 몸을 감춘다는 의미가 있다한다.


 

 

 

 

 



 

 




《 작가의 말 : 民俗文化完全復元 희망서 》

우리는 이어달리기 선수와 같다...
각자가 각자의 한손에 품은 그만의 유산들을 다음 후대에게 넘기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험난한 트랙위를 아슬아슬 끝없이 다음주자가 보일 때까지 달려가기만 하고 있다.
다음 주자는 꼭 자기 트랙에 이어져있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우리 한반도 땅덩어리에 사는 우리민족은 일본제국이라는 나라로 인해 모든 균형이 흐트러졌다.
일본의 방해 공작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에게 잘못된 배턴을 한참을 전달하고 있었고  심판인 유엔 덕에 간신히 배턴을 되찾았지만... 우리 배턴은 이미 일본의 손때로 까만 얼룩이 묻어있었다.

뿔 달린 도깨비에서 점차 훤칠한 마초형태의 도깨비로 복원돼는 데에는 해방 직후 많은 세월이 허비 되었다.
해방직후 와 전쟁직후 나라가 가난했던 것은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시간은 충분 했을 터 인데 복원연구 조차 안 했던 이유를 모르기에, 난 아직도 알고 싶다. 가볍던 무겁던 가림 없이 일단 빚을 한번 진다면 어느 순간이든 그 어디라도 새벽안개 같이 불쑥 나타나 스스로 의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 빚을 갚고서 홀연히 사라진다던 그 도깨비를....
어찌하여 생사람 갖고 노는 포악한 뿔 달린 가죽 속옷 차림의 요괴로 묘사 하는가...? 

도깨비의 본래 모습을 공부하고 또 알아가고 또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는 분노를 금치 못할 뻔 했다.
일제청산은 개뿔...지금도 뿔 달리고 오색찬란한 피부의 것들이 도깨비라 착각들 하는 사람이 널려있다.

우리는 이제서라도 다시 한 번 문화완전복원에 힘을 들여야 하는 게 옳지 않나 생각해 본다.
汚染된 문화를 복원하는 것이 民族의 宿題 일 터 인데
지금까지도 잘못된 인식이 ᄆᆞᆫ天下에 깔려있다.

이제라도 처음부터 ᄃᆞ시 고쳐지길 바라며...
이쯤에서야 이야기를 마친다.

대한 만세!
大韓國民族万歳!
大韓文化万歳!